본문 바로가기

# 경제

[경제] 지속되는 엔저현상 속에 결국 BOJ 기준금리 인상 결정

반응형

 

 

1. 엔화 가치 30년 만에 '최저'


2022년도부터 엔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때 세계경제 2위를 기록하며, 달러 다음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엔화가치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엔저 흐름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대외 상황적으로도 엔화 가치에 부정적이었죠. 
일본도 이러한 현상을 인지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커질 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2. 왜 엔저현상이 발생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나누면,

  1) 타국과의 금리 격차
 최근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 문제로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금리인상을 강행했습니다. 그것도  역사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속도로 급격한 속도였죠. 미국 입장에서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할 수 있고, 경제 펀드멘탈 또한 튼튼하므로 금리인상하는 것이 큰 문제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리인상은 타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죠. 그 중 일본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엔저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 일본의 경기침체, 무역수지 적자
 화폐라는 것은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나라가 경제적으로 강국이 된다면 그 나라의 화폐 수요도 증가하면서 화폐 가치가 증가하죠.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넘어 30년을 향해 가고 있으며, 노년층 비중이 증가하면서 일본 경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또한 자동차 분야에서도 중국에게 많은 자리를 내주는 등 과거와 달리 수출규모가 줄어들면서 일본 경제흐름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3) 엔화 수요 감소 (캐리트레이드 감소 등으로 인한)
그 다음으로 코캐리트레이드 감소 등으로 엔화 수요가 감소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과거에는 위험회피 상황에서 캐리트레이드 청산(엔화 매입)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하였으나, 앤캐리트레이드 규모가 축소되면서 엔화 매입 수요 감소하여 엔화 가치 상승이 제한되게 되었죠.

* 앤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조달하여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거래

 




3. 엔저 효과의 특징


사실, 엔저를 유지할 경우 경제 발전에 여러 이점이 존재합니다.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 수출경쟁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엔저현상으로 제품 단가가 낮아져 타국의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가 경제흐름에도 많은 도움이 되어 이를 활용하여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고자 나온 것이 사실 '아베노믹스' 였습니다. 
또한 엔저효과로 지난 번 글에 썼듯이, 관광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어 국가 내수 시장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지속적인 엔저현상으로, 내수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다행히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차트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과거에는 (-) 인플레이션을 보이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물가상승률이 3%이상 기록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률 4%까지 도달하며, 경제흐름이 예상과 같이 흘러가다보니 이번 일본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죠. 이에, 7월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열리는 당일에는 엔화흐름이 들쭉날쭉하며 일반주식과 같이 등락폭이 커졌습니다.

23년 7월 28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습니다.

 1)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을 0.5%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인하기로"
 2) "단기금리를 -0.1%로 동결"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죠. 특히 단기금리는 동결이지만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이 초과되어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말에 이제 "미국과 같이 긴축정책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예상 등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긴축"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고,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 BOJ 17년만 기준금리인상

일본은행은 3월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기준금리를 연 0~0.1%로 0.1~0.2%포인트 인상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까지 선택하며 계속적으로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해왔던 일본이 17년만에 금리인상카드를 꺼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조금씩 나오던 소식이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결정이 났네요. 

사실 일본입장에서는 금리인상카드를 꺼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과거 미국 통화정책과 엇박자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죠. 2006년과 2007년 그 당시 일본은행은 참다 참다 결국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차례씩 두 번 금리를 올려서 기준금리를 0.5%까지 올렸었죠. 그런데 문제는 일본은행이 이렇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에 '미국은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오히려 금리 인하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러한 과거 선례때문에 코로나 때 미국이 이례적인 속도로 기준금리 5%대까지 인상하여 일본 엔저현상이 극심해져도, 일본 자국내 경제상황과 과거 미국과의 엇박자 경험때문에 금리인상정책을 쉽게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2023년에 일본금리인상이 예상되었지만 매우 조심스럽게 시장 반응을 보며 2024년 3월까지 금리인상이 늦춰진 게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점입니다.

앞으로 BOJ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진행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특히 미국에서 금리인하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 일본에서도 엔화 가치상승에 대한 대응,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 등 자본 흐름의 변동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