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계속되는 물가상승, 올해 김장 물가는?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누군가는 호빵을 그리워하겠지만, 생활력 짱짱한 이들은 김장을 먼저 떠올립니다. 김장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온 나라가 이 시기면 올해 김장 비용이 어떤지 주목하곤 하죠. 올해는 과연? 그리고 쉽게 김장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해마다 겨울이 가까워오면 가정마다 월동준비의 일환으로 김장을 시작합니다. 2030 젊은 세대는 직접 김장을 하기보다 포장김치를 구매해 먹거나 김장을 한 부모님께 김치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어쨌거나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치는 소울푸드와도 같은 존재라 떨어지는 법이 없죠.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김치이고, 겨울 내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무척 중요한 행사로 치부되곤 합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 모두가 모이거나, 규모가 큰 경우 큰집 작은집 모두 모이는 경우도 있고요. 김장을 끝낸 후 갓 담근 김치에 따끈하게 삶은 수육을 곁들여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죠. 지난 2013년엔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는데요. 김장이 단순히 김치를 만드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이웃 간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인류가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서적인 행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올해 김장 비용은 얼마?
라면, 소주처럼 서민의 대표 식품은 가격 인상에 초미의 관심이 쏟아지곤 합니다. 설과 추석의 차례상 비용과 더불어 김장 비용 또한 마찬가지죠. 아무리 김치를 사 먹는 가정이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김장을 고수하는 집이 많으니까요. 올해 김장 비용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11월 둘째 주 기준으로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 이용 시 30만 6000원, 대형마트 이용 시 35만 6300원이 들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에 전통시장 31만원, 대형마트 35만 776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1.29%와 0.41% 소폭 하락한 것이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배추 20포기 기준 김장 비용이 22만 1400원가량으로 훨씬 저렴하게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양념류 가격이 내렸던 것에 반해 올해는 채소류 가격이 내리고 양념류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입니다. 채소류 중 주재료인 배추는 올여름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을 받으며 가격이 올라 ‘금배추’였으나 가을이 되며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아져서 가격 안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물가정보의 20포기 기준 가격이 8만원(포기당 4000원)으로, 전년 대비 3만원 인하됐습니다. 불과 2~3달 전만 해도 배추 한 포기가 1만원이 넘었는데 엄청 하락한 것이죠.
쪽파도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2단 기준 2만원이던 것이 1만 2000원으로 줄었고요. 다만 무와 대파는 가을철 생육 부진으로 무가 개당 2000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습니다.
고춧가루, 생강, 소금 등의 양념류는 가격 상승을 보였습니다. 잦은 비와 태풍으로 고추와 생강 가격이 높게 형성됐고, 염전 면적이 줄면서 소금값도 상승했는데요. 다만 정부에서 김장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마늘, 고추, 소금 등 비축 물량을 1만 톤 이상 방출하고 김장재료와 돼지고기를 비롯해 굴, 젓갈 등 수산물까지 영역을 넓혀 각종 할인 정책을 지원하는 ‘김장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해 김장 물가 하락에 일조했다는 후문입니다.
오는 11월 22일이 김치의 날이라고 합니다.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네요. 겨우내 먹을 만큼 거창하게 김장을 하진 않더라도 이번 주말, 집에서 가족과 함께 단 몇 포기라도 김치를 만들고 수육을 삶아 오순도순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네요.